약 10년 전 경제적 자립을 달성하겠다는 생각을 시작했습니다.
가장 먼저 정립한 생각은 부와 부자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물론 지금의 제 생각의 타당성을 논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목표를 수립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을 그려볼 때 제일 먼저 스스로에게 반문해 보아야 하는 것은 '왜 그 목표를 달성하고 싶은가?'입니다.
경제적 자립을 달성해야 내 인생의 시간을 온전히 나를 위해 쓸 수 있겠다는 판단에서 목표를 수립하였습니다.
그렇다면 다음으로 내려야 할 정의는 '부자'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단순하게 얼마가 있어야 부자라고 정의 내리기는 어려웠습니다.
즉, 액수로 결정할 수 있는 성질의 정의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돈을 위한 근로를 하지 않고 내가 원하는 정도의 경제생활을 영위하고도 약간의 차액이 남아서 나의 자산이 계속해서 늘어나는 상태라면 '나는 부자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드는 생각은 지출과 수입이었습니다.
수입이 아주 많아서 늘 지출보다 수입이 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당장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훗날 내 자산 소득이 많이 늘어나서 수입이 비약적으로 늘어난다면 그때에나 해당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지출을 통제하여 항상 수입보다 일정 비율 이상 낮은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면 어느 기점이 도래했을 때 경제적 자립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경제적 자립을 꿈꾸며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이 지출 통제였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현재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제일 먼저라고 생각했습니다.
"온 블러"라는 모바일 가계부를 다운로드했습니다.
복식부기 식 가계부이며, 카드와 연동하는 형태가 아닌 직접 매번 입력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직접 입력해야 현금 흐름에 대한 인식을 주체적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였습니다.
가계부를 6개월 정도 작성을 해보니 우리 가계의 고정비와 가처분 소득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화이트보드를 하나 사서 단기.중장기 / IN.OUT 이렇게 4분면으로 나누어 급여 등의 소득이 발생하여 우리 가계로 현금이 유입되면 어떤 형태로 빠져나가는지 적었습니다.
예를 들면 중장기 IN(2/4분면)에는 IRP, 다른 개인연금, 주택청약, 출자금 등을 적어 넣었습니다.
중장기 OUT(3/4분면)에는 보장성 보험, 관리비, 렌탈료, 통신료 등을 적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소득으로 들어온 현금이 가계를 통해 어떻게 고정적으로 외부로 흘러 나가는지 흐름을 파악했습니다.
고정비 흐름을 파악해 두면 가계의 잉여자금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잉여자금을 파악하면 저수지에 보관할 금액과 투자, 저축에 분배할 금액을 알 수 있게 됩니다.
가계부를 써온 경험으로 월간 변동비의 규모를 제외하고 잉여자금을 축적 및 투자해 나갑니다.
이제 이 정도 기틀을 잡아 둔 뒤 3가지 노력을 꾸준하게 병행하였습니다.
소득을 늘리려는 노력, 투자 수익을 올리려는 노력, 지출을 줄이려는 노력.
아직도 경제적 자립을 달성하기 위해 초속 1cm로 기어가는 중이라 조심스럽습니다만, 저는 자립을 위한 초기에는 지출을 줄이는 노력에 집중했습니다. 소비는 습관에 기인한 경우가 많으므로 습관을 초기에 잡아두어야 소득이 늘었을 때 기틀을 잡은 좋은 소비 습관이 힘을 더할 것이라 생각해서였습니다.
고정비 중에 불필요한 것은 빼고, 보험료 중에 실비만 남기고 대부분의 특약은 제외시켰습니다.
무려 월 13만 원의 보험료가 절약되더군요.
변동비는 나의 의지와 관련된 것이므로 최대한 절약했습니다.
그렇다고 아주 쥐어짜는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개인마다 생활 패턴과 소비 성향의 차이가 있을 것이니, 일일이 열거하는 것은 의미 없을 것이라 생각하여 생략하겠습니다.
이렇게 초기에 지출 통제에 기틀을 잡아두니 매년 급여가 늘어나는 만큼 투자 및 저축액도 늘어났습니다.
결혼 초기 대출을 모두 갚고, 약간의 주식 및 현금성 자산을 축적하는 데 3년이 걸리더군요.
그 뒤 7년 정도가 흘러 지금은 아주 부유하지는 않지만 얼마 전 통계에서 말하는 전국 순자산 가계 상위 10%의 경계선까지는 온 것 같습니다.
앞으로 5~6년 뒤의 우리 가족의 모습을 상상해 보며 오늘도 꾸준히 반복하며 시간을 힘을 빌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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