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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읽는 니체 독후감_20230616

독서

by On the TOP 2023. 6. 16.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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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이라는 나이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

경제적인 면에서 볼 때 가장 소득이 많을 나이이기는 합니다만, 그만큼 책임질 사람과 일도 많아지는 나이인 것 같습니다.

물론 아주 일반적으로 직장을 가지고,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은 경우에 해당되는 이야기이기는 합니다.

 

그래서인지 마흔이 넘어서면서 기존에 가지고 있던 가치관에 작은 균열들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학창 시절에 배운 짧은 지식 때문인지 단순하게 '니체'라는 이름만 들으면 무신론이 떠오릅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모든 신은 죽었다."라는 구절만 알고 있는 제 짧은 지식 탓일 겁니다.

 

하지만 책장을 조금 더 넘기다 보니 지금 제가 하고 있는 고민과 다주 닮은 구절을 발견했습니다.

"나는 어떻게 이 삶을 사랑할 것인가?"

 

마흔이 조금 넘어가다 보니 열정은 예전 같지 않고, 신체능력도 하향하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

책임을 져야 할 것들도 늘어나고, 가끔은 계속해서 잘해 나갈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지금의 나는 내 삶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는가?'라는 의문이 가끔 들기도 합니다.

그때 "나는 어떻게 이 삶을 사랑할 것인가?"라는 문구는 마음에 파장이 생기게 하기 충분했습니다.

 

가끔의 권태로움도 인생에서 충분히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는 니체에게서 삶에 대한 위로를 받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위험한 삶을 살고 그것을 정면으로 이겨나간 뒤 찾아오는 권태를 당연하고 즐겁게 받아들이라는 조언은 인상 깊었습니다.

또한 스스로를 사랑하여 자기 자신을 극복하라는 말은 40대에게 반드시 필요한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인간 너머의 인간'인 초인이 되기 위해서는 현재의 세계에 살고 있는 나를 먼저 사랑하고 존중하는 방법을 니체는 제시합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기 쉽습니다.

SNS를 통해서 다른 이들과 나를 비교하기도 쉽고, 광고나 연예인을 통해서 나를 이상적인 누군가에 동일시하기도 쉽습니다. 또한 가정, 육아, 회사에서 소모되어 가는 자아를 충전할 시간도 없이 매일의 일상이 이어집니다. 그 속에서 온전히 나를 사랑하는 초인으로 존재하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내면을 성찰하고, 기존의 가치에 의문을 던지고 그 속에서 가치의 전도를 해나가며 오늘을 나답게 살아가다 보면 그 경험이 쌓이면 니체가 이야기한 초인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단순히 니체의 "Amor fati"라는 말만 기억한다면 니체는 상당히 운명론적인 사람으로, 무기력한 사람으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니체는 정확히 그 반대인 것 같습니다.

현실을 정확히 바라보고 정면으로 이겨내는 것을 바란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런 뒤 인생에서 일어나는 필연적인 일들에 스스로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자존감을 잃지 말고, 그 운명까지도 사랑하라는 대범함을 담은 말이 "Amor fati"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어려운 철학 서적이든, 난해한 과학 서적이든 세상의 모든 책들은 그 책이 쓰인 이유와 목적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다만 그 본연의 이유와 목적을 떠나서 책이 다 쓰인 뒤 이유와 목적은 전적으로 독자에게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독자가 처한 환경과 경험에 따라 읽힐 것이고, 받아들여질 것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저는 니체의 심오한 본연의 뜻은 정확히 간파하지는 못했을지언정 40대의 일상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었다고는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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